추석 귀성이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200여만 명에 달하는 대기업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연쇄부도 여파로 월급이나 보너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우울한 추석을 맞고 있다.

 

여기에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은 회사의 앞날마저 불투명해 직장인들의 귀성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잇단 대기업들의 좌초로 수많은 근로자들이 퇴직의 아픔을 겪었다. 또 회사에 남아 있는 근로자들도 추석 상여금은 물론 봉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명절 치레는 고사하고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올해 대기업 부도파문에 휩쓸리게 된 근로자는 줄잡아 200여만명에 달한다. 기아그룹은 6만여 명에 달하는 본사 종업원이 부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기아의 1만 7,000개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기아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는 근로자는 130만 명이다.

 

진로그룹의 부도 영향을 받고 있는 근로자는 진로 5,500명과 2만 개 협력업체 근로자 등 모두 20여만 명에 이른다. 대동 부도 여파도 본사 7,000명과 8,000개 협력 업체 16만 명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를 3개 그룹과 관련돼 월급이나 보너스를 제때 못 받는 근로자들이 178만 명이다.

 

여기에 한보그룹과 삼미그룹 관계 근로자들까지 합치면 200여만 명이 경영부실의 희생양으로 우울한 추석을 맞게 된 것이다. 기아그룹 직원들은 지난 7월 부도사태 직후 회사 살리기에 나서 일체의 상여금을 반납했다. 그러나 추석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0%씩 받았던 추석 상여금은 고사하고 몇 달째 급여도 정상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등의 생산직 사원들은 월급날인 지난 10일 봉급을 받지 못했다. 지난달에도 사흘 후에야 봉급을 받았는데 그것도 회사별로 본봉의 50~70%만이 지급되는데 그쳤다.

 

기아는 연휴 직전인 일요일까지 생산직 사원의 급여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다. 25일이 월급날인 사무직 사원들은 이러한 기대마저 할 수 없는 처지다. 경영난이 장기화하면서 회사를 그만두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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