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삼성분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연구결과 파낙사디홀계 사포닌 혼합물이 세포괴사나 돌연변이 또는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데 관여하는 중요 생체 효소인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 (SOD)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삼 효능

서울대 분자생물학과 세포분화연구센터 노현모 교수팀은 6일 서울 강남구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인삼 연초 연구원 주최 '95 한일 고려인삼 학술대회'에서 고려삼 성분이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 유전자 발현 조절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 발표를 통해 인삼성분의 효능을 국내 처음으로 유전자 차원에서 규명했다.

고려인삼이 종양 억제 효과를 가지고있으며 화학 발암물질로 인한 종양 발달을 억제하는 효과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 여러 가지 실험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떤 경로로 어떤 성분이 이런 구실을 하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 교수팀은 생명공학적 인기 법을 통해 인삼의 어떤 성분이 생체 내항 산화작용을 도우며 어떤 경로로 전달되는지를 추적했다.

노 교수팀은 할산화 효소인 SOD 유전자의 발현 조절에 인삼사포닌의 특정 분획(Rb2 인삼 배당체)이 전사조절인자인 활성화 단백질2(AP2)의 농도를 특이적으로 증가시켜 세포 내의 SOD 농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추적 결과 밝혀냈다.

생체는 대사산물로서 항상 활성산소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활성산소를 적절하게 없애지 못할 경우 생체가 괴사 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등 문제가 생긴다. 또 생체내에서 이런 산화물의 증가는 노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따라서 활성산소의 제거는 생체에서 필수적이며 이를 없애는 효소와 항산화물이 생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항산화 효소로는 SOD, 카탈라제,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 등이 있으며 할산화물로는 베타카로틴, 토코페롤, 글루타티온, 트랜스페린, 알부민 등이 있다. 특히 SOD는 과산화물과 과산화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포 내 독성물질을 없애는 데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하는 효소다.

학계에서는 노 교수팀의 이번 연구를 계기로 고려인삼의 효능을 분자생물학적 차원에서 밝혀내기 위한 실험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일본 홍카이대하 면역과학연구소의 이치로 아즈마 교수가 인삼 배당체 성분의 하나인 20-Rg3을 분리해 시험관 내에서 전이성이 강한 흑색종 암세포가 정상조직세포로 침윤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관찰한 결과 농도가 높을수록 억제 효과가 뛰어났다고 발표했다.

이치로 교수는 또 이 사포닌 성분을 생쥐에 정맥주사한 결과 전이성이 강한 결장 암세포가 허파로 전이되는 것을 눈에 띄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고려인삼이 암의 진행과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밖에 한국인삼연초연구원 김신일 인삼 효능 부장은 고려삼으로부터 G-Rh4라는 새로운 담마란계 배당체를 분리해 구조를 밝혀냈다고 발표해 지금까지 고려삼으로부터 분리된 인삼 배당체는 모두 30종으로 늘어났다. 이 성분은 사람과 쥐에서 유래된 암세포주에 대해 증식 억제 활성을 지닌 것으로 검증됐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지난 86년부터 일본 약용인삼연구회 주관으로 해마다 3월 일본에서 열렸던 '약용 인삼 연구발표회'와 한국 인삼 연초 연구원이 개최해오던 생명과학 심포지엄을 한일 두 나라가 확대 발전시킨 국제학술행사로 올해 처음 열렸다. 이 학술발표회는 앞으로 해마다 봄가을 정기적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열리게 된다.